에어컨만 켜면 콜록콜록... 혹시 냉방병일까요?
"역대급 폭염"이라는 말이 더는 어색하지 않은 여름, 에어컨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시원한 바람도 잠시, 콧물을 훌쩍이고 기침을 하기 시작하면
"혹시 에어컨 때문에 감기에 걸린 건 아닐까?"
"이게 말로만 듣던 냉방병인가?"
하는 걱정이 앞서기 마련이죠.
냉방병의 정체와 원인, 그리고 뉴스 기사와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슬기로운 에어컨 사용법'에 대해 꼼꼼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1. 냉방병, 정확히 어떤 병인가요?
많은 분들이 냉방병을 특정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한 '질병'으로 오해하지만, 사실 냉방병은 의학적인 진단명은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냉방병을 '실내외의 과도한 온도 차에 우리 몸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여러 증상들의 묶음'으로 정의합니다.
▶ 이런 증상이 보인다면 냉방병을 의심해 보세요.
호흡기 증상으로 맑은 콧물, 재채기, 코막힘, 가벼운 기침
위장관 증상으로 소화불량, 배앓이, 설사
전신 증상으로 두통, 무기력감, 피로감
2. "에어컨 바람이 감기를 유발한다?"
- 흔한 오해와 진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오"입니다.
"감기는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 바이러스 감염이 주원인이며, 에어컨의 찬 바람 자체가 바이러스를 만들지는 않는다"고 명확히 설명합니다.
다만, 에어컨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차고 건조한 환경'이 감기에 걸리기 쉬운 조건을 만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점막 기능 저하는 차고 건조한 공기는 코와 기관지의 점막을 마르게 해 바이러스 방어 능력을 떨어뜨립니다.
면역력 저하는 급격한 온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과도하게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면역력이 일시적으로 저하될 수 있습니다.
즉, 에어컨은 감기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지만, 우리의 몸을 바이러스에 취약한 상태로 만들 수 있는 '환경적 요인'이 되는 셈입니다.
3.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냉방병 예방 4대 수칙'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냉방병 걱정 없이 시원하고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을까요? 질병관리청의 권고와 언론 보도에 등장하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종합해 '4가지 핵심 수칙'을 정리했습니다.
✅ 수칙 1. 실내외 온도 차는 '5℃' 이내로!
가장 중요한 원칙입니다. 외부가 32℃라면 실내 온도는 27~28℃로 설정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몸이 온도 차이로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처음에는 조금 덥게 느껴지더라도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면 체감 온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수칙 2. 실내 습도는 '50~60%' 유지하기
에어컨은 공기를 냉각시키며 습기를 제거해 실내를 건조하게 만듭니다.
앞서 말했듯 건조한 환경은 호흡기 점막에 좋지 않습니다.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젖은 수건을 널어두어 적정 습도를 유지해주세요.
✅ 수칙 3. 최소 '2시간'에 한 번씩은 꼭 환기!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을 오래 켜두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고 미세먼지 등 오염 물질이 쌓여 공기의 질이 나빠집니다.
전문가들은 최소 2~3시간에 한 번, 5~10분이라도 창문을 활짝 열어 맞통풍을 시켜줄 것을 강력히 권고합니다.
✅ 수칙 4. 얇은 긴소매 옷과 미지근한 물은 '필수템'
에어컨 바람이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고, 얇은 가디건이나 긴소매 실내복을 입혀 체온을 보호해주세요.
또한, 차가운 음료보다는 미지근한 물을 수시로 마시게 하여 수분을 보충하고 몸의 급격한 온도 변화를 막는 것이 좋습니다.
[팩트체크] 가정용 에어컨과 '레지오넬라증', 걱정해야 할까?
여름철이면 '에어컨 냉각수'에서 번식하는 레지오넬라균에 대한 공포가 커지곤 합니다.
하지만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레지오넬라균은 주로 대형 건물의 냉각탑이나 중앙 냉방장치의 '고인 물'에서 번식합니다.
우리가 가정에서 사용하는 벽걸이형, 스탠드형 에어컨은 실외기를 통해 열을 배출하는 방식으로, 내부에 냉각수가 고이는 구조가 아닙니다.
따라서 일반 가정에서 에어컨 때문에 레지오넬라증에 감염될 위험은 거의 없습니다.
다만 곰팡이나 세균 번식을 막기 위해 2주에 한 번씩 필터를 청소하고 주기적으로 전문가의 관리를 받는 것은 중요합니다.
무더운 여름, 에어컨은 더 이상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닌 '현명하게 사용해야 할 도구'입니다. 오늘 알려드린 전문가들의 조언처럼 '적정 온도와 습도 유지, 주기적인 환기' 이 세 가지만 기억하셔도 여름철 냉방병 걱정을 크게 덜 수 있습니다.

댓글
댓글 쓰기